(그물) 나(라) 雀(참새) 작 (팔) 굴 鼠(쥐) 
 

나작굴서
의미  그물로 참새를 잡고 땅을 파서 쥐를 잡는다는 뜻. 최악의 상태에 이르러 어찌할 방법이 없음을 비유한 말.


유래  《당서(唐書)》〈장순전(張巡傳)〉편에 있는 이야기. 당(唐)나라 현종 때 장수였던 장순(張巡)은 재주와 담력이 뛰어나고 대의가 분명한 인물이었다. 안녹산(安祿山)이 반란을 일으키자 수양성을 지키고 있었는데, 겨우 3천여 명에 불과한 군사로 10만 명이 넘는 반란군을 대적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란군들은 갖은 방법으로 성을 공격하면서 온갖 회유로 항복을 요구하였으나 장순은 끝까지 항복을 거부했다.
하지만 반란군에 포위된 지 몇 달이 지나자 성 안의 군량미는 바닥이 나고, 굶주림에 지친 병사들은 나무껍질을 벗겨 먹기도 하고, 그물을 쳐서 참새를 잡아(羅雀) 먹기도 하였으며, 또 땅을 파서 쥐를 잡아(掘鼠) 먹기도 하였다. 장순은 흉흉한 민심과 자체적인 변란을 우려하여 자기 애첩을 죽여 국을 끓여서 병사들에게 먹이기까지 하였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결국 수양성은 함락되고 장순은 반란군에게 살해된다. 최악의 조건 속에서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충성과 절개를 지킨 장순의 사람됨은 오래도록 칭송되었다.


응용  지금 휴·폐업 소상공인들과 실직자들 사이에는 ‘코로나에 걸려 죽으나 굶어 죽으나, 죽기는 마찬가지’ 라는 흉흉한 한탄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구동성으로 “IMF환란 때 보다 더 어렵다”며, 나작굴서하는 최악의 상황 도래를 염려하고 있다. 이번 정부와 지자체의 긴급재난지원금이 경기 선순환의 마중물이 되고 오아시스가 되었으면 좋겠다.

양영근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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