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판매업이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은 게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남은 희망마저 사그라드는 느낌이다. 도시가스의 LPG시장침탈은 지속되고 있으며 심지어 LPG배관망사업의 확대로 LPG판매사업자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LPG판매사업자들이 앞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형·집단화로 물류구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 때마침 중소벤처기업부의 2020년 업종별 경쟁력 강화사업으로 ‘LPG판매업 대형·집단화를 통한 원가절감’ 및 ‘LPG용기 유통시스템을 활용한 LP가스시설 안전관리 고도화’ 연구를 추진하게 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LPG판매업 대형·집단화를 통한 원가절감 연구는 5월 말 시작해 11월 말까지 6개월간 진행된다. 이번 연구에서 LPG판매업 대형·집단화 표준모델을 다각도로 점검해야 한다. 첫 번째로 판매사업자 출자에 의한 설립을 예로 들면 복수의 판매사업자가 공동으로 배송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판매소 단계에서 배송센터를 운영하면 기존의 소비자 기반을 활용하여 설립 초기부터 대량의 물량 확보가 가능하다. 두 번째로 판매사업자의 통합 및 배송사업부 설치 방안도 있다. 다수의 판매사업자가 통합해 대형화하고, 규모가 커진 판매소 내에 대형 저장 시설을 갖춘 배송사업부를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이는 과거 수년간 실행된 판매소 공동화 과정에서 배송 기능이 전문화됨으로써 자연스럽게 배송센터화되는 사례와 유사하다. 다양한 모델을 비교·분석 후 권역별 대형·집단화 표준모델 현장 적용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권역별 배송센터, 전업 지원 등 대형·집단화를 추진하고 지역의 범위 분배 기준과 권역별 배송센터의 적정배치 등도 감안해야 한다. 권역별 현장 적용을 통한 효과분석(생산성 향상, 원가 절감 등)을 비롯해 대형·집단화 추진에 따른 문제점과 해결방안도 제시해야 한다.

LPG판매업계가 주도하는 대형·집단화 표준모델(배송센터, 준공영제, 전업 지원 등)이 마련되면 대·중소기업 연계(LPG수입사)를 통한 권역별 표준모델도 적용할 수 있다. 또한 대형·집단화 표준모델 현장 적용으로 원가절감 및 영세사업장 사업환경 개선효과도 파악할 수 있다.

그동안 몇 차례 LPG산업 구조 개편을 위한 용역을 실시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원인은 LPG판매사업자들이 소비자들을 최일선에서 만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힘의 논리로 수입사와 충전업계 위주로 용역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LPG판매업 대형·집단화 연구는 현실적인 상황을 반영해 적용 가능한 모델을 제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웃나라 일본은 판매·배송·안전기능의 전문화, 바코드 이력관리 등 정보처리시스템을 구축했다. 비상대응체계 등 서비스 중심의 LPG유통구조로 도시가스와 대응하게 경쟁하는 것을 보면 국내 실정이 참으로 안타깝다. 일본의 가스시장은 도시가스와 LPG사용가구가 대략 50:50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LPG가 가정용 에너지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걸 인지하고 공급 및 가격 안정성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이에 걸맞게 일본 LPG사업자들은 집중감시센터 등을 운영하면서 품질개선을 통해 도시가스와 대등하게 경쟁하고 있다.

LPG는 난방·취사용으로 폭넓게 사용하는 고열량 청정에너지원이다. 탈원전 시대에 적합하고 유사시 에너지 비축효과가 크다. 당장 LPG판매사업자를 돕기 위해서는 LPG시설이 도시가스 또는 배관망으로 전환 시 안전조치 확인서를 기존 LPG판매사업자에게 반드시 받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아울러 정부의 일방적인 에너지정책으로 인해 LPG판매사업자들이 재산상 피해를 입는 만큼 철거비를 명문화해 적절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 부디 이번 연구용역에서 좋은 방안이 마련돼 LPG판매사업자들의 참여를 촉진하고 소비자들이 안정적으로 LPG를 사용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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