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유재준 기자] “전세계적인 코로나 19 팬데믹에 의하여 많은 산업들이 큰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에너지 산업도 예외가 아닙니다. 석유, 석탄, 가스, 전력, 재생에너지 모두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지역 봉쇄, 사회적 거리두기, 경제 위축 등에 의한 근원적인 수요 감소에는 필수 산업인 에너지 산업도 당해낼 재간이 없어 보입니다. 석유와 석탄 산업만큼은 아니지만, 가스 산업 역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물량 감소를 겪고 있습니다. 유가 변동에만 사회의 관심이 몰려 있지만, 가스 가격 역시 많은 변동을 겪고 있습니다.”

에너지산업 연구 및 컨설팅을 하는 에너아이디어즈 김희집 대표는 “단기적으로 가스시장의 충격과 변화는 현물시장 중심으로 우선 일어나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견조했던 동북아시아 지역의 수요가 크게 줄면서 전 세계 가스산업은 숨죽이며 긴장하고 있습니다. 중국 에너지회사의 불가항력 선언과 함께 도입이 중단된 가스가 시장에 나오고, 가스공사를 비롯한 대형 가스 고객들이 감량권을 행사하면서 아시아 현물 시장의 가격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가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며 코로나 19 팬데믹의 한 가운데 놓인 국제 에너지시장을 평가했다.

김 대표는 가스 가격의 하락은 많은 양을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낮은 가스 현물 시장 가격은 이미 큰 도움이 되고 있으며, 유가에 연동되어 있는 장기 계약 가스 가격도 이제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도입 가스 가격은 대폭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

국제 수지가 개선되고, 친환경적이지만 가격이 높았던 가스발전의 단가가 기저발전인 석탄발전 단가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일시적일 수 있지만 다가오고 있으며 이미 연료비가 저렴한 가스발전이 효율이 떨어지는 석탄발전을 급전순위에서 밀어내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가스 계약을 체결하고자 협상하고 있는 가스회사와 발전회사들도 급격히 떨어지는 가스 가격에 조용히 미소 짓고 있다고.

김 대표는 “낮은 가스 가격은 대한민국 산업에 커다란 기회입니다. 최근 이루어진 카타르의 LNG선 100척 수주는 황금기의 전조입니다. 특히 최근 발표된 제9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20에서 26기의 가스발전소가 지어질 예정인 우리나라에게는 에너지전환 비용의 감소라는 호재이며, LNG산업에 많은 역량을 갖고 있는 한국가스공사, 민간 가스회사, 발전회사, 열병합발전회사, 건설 및 조선 회사 모두 신흥국에서 상당히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가스 사업권을 확보 및 가스인수 터미널, 액화기지 등 가스 인프라 확충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상당히 많아질 것으로 예측됩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대표는 “신속하게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가스시장의 충격과 매우 낮은 가스 가격, 상당히 오래 지속되고 있는 가스시장의 구매자 우위 시장(Buyer’s Market)은 또한 언젠가 판매자 우위 시장(Seller’s Market)으로 바뀔 수 있으며 과거의 역사가 되풀이된다고 보면 판매자 우위 시장으로의 전환은 매우 높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 세계 LNG 시장 변화를 분석하여 보면, 구매자 시장과 판매자 시장이 교대로 찾아오는 확실한 순환변화(Cycle)의 패턴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2000년에서 2005년까지는 구매자 우위 시장이었다가, 2006년에서 2008년은 판매자 우위 시장으로 바뀌었고, 2009년에서 2010년에는 다시 구매자 우위 시장으로, 2011년에서 2013년은 판매자 우위 시장으로 바뀌었으며, 2014년 이후는 현재까지 구매자 우위 시장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때문에 김 대표는 “최근의 코로나 사태는 상당히 오래 지속된 구매자 우위 시장의 심화를 갖고 오고 있으나, 오히려 이러한 단기적인 심한 충격이 순환 변화의 주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도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첫째, 3월 중순 사상 최고치인 일일 1,310만 배럴을 기록했던 미국의 생산량은 5월 15일 기준으로 1,150만 배럴까지 하락했으며 미국 에너지 생산기업들은 수요 붕괴와 신용경색으로 많은 업체들이 무너졌고 앞으로도 많은 한계 생산자들이 자취를 감출 수 있다는 우려이다. 셰일 석유 생산이 줄면 함께 생산되는 셰일 가스 생산 역시 줄게 되고, 미국 내에 많이 들어선 가스발전소와 석유화학공장의 수요로 미국의 헨리 허브 시장 가격은 상당히 신속히 반등할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가스 가격의 하락으로 전세계적으로 가스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전세계적으로 LNG 생산설비는 2019년 12% 대폭 증가하였는데, 가스가격의 하락과 금융의 어려움이 겹쳐서 벌써 여러 사업이 지연내지 중단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며 LNG생산 설비의 투자 감소는 중, 장기적으로 LNG가격의 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중국, 인도, 동남아(특히 베트남) 등 신흥국의 수입 증가 가능성의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낮은 가스 가격, 석탄의 고갈 및 친환경적인 노력으로 아시아의 신흥국들이 LNG수입을 늘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가스 가격의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흔치 않게 찾아온 가스산업의 황금기를 낭비하지 않고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큰 동력으로 활용하도록 가스 산업의 모든 참여자가 노력하여야 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신속하고 현명하게 대처하여 경제적인 부를 창출하기를 기원합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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