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양인범 기자] 제17대 한국열관리시공협회 유정범(64) 신임 회장은 가스설비·시공업계에서만 40여년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 기술인이다.

열관리시공협회를 새롭게 이끌기 위해 지난달 회장 선거에 출마해 선출된 유 회장은 당선되자마자 폭우피해를 입은 전국 각지의 협회 회원들과 함께 자원봉사를 해왔다.

“우리 협회의 2만5000여명의 회원들은 국가적인 재난 상황마다 앞장서 자원봉사를 했습니다. 힘들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습니다.”

유 회장은 과거 국무총리표창, 산업통상자원부장관표창, 국토교통부장관표창, 서울특별시표창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에게 협회의 회장직은 자신의 이익을 위한 자리가 아닌 모두의 생존을 위한 길이다.

“현재 협회는 여러 가지 당면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먼저 특정가스사용시설의 시공권을 확보하는 문제, 친환경보일러 설치 시 어려움을 해결하는 문제, 시공자격 검증제도 도입, 면허대여 감시제도 도입 등 과제가 산적해 있기에 여러 회원간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열관리시공협회는 현재 지난 2~3년간 에너지재단과 함께 수행한 사업의 세금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협회의 새 사옥을 건축하기 위해 회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세금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결국 투명한 협회 운영에 달려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분기별 협회운영 감사제를 도입하고, 위원회 활성화와 각 부회장에게 더 큰 역할을 부여할 생각입니다.”

유 회장은 소규모의 보일러·난방·가스시공업자들은 경제위기와 무자격자, 대리점들과의 경쟁 등으로 점점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실정이라고 말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자신의 임기 동안 2가지를 반드시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2년이 안되는 임기를 수행하는 동안 후보시절 공약을 모두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하지만 특정가스사용시설의 시공권과 면허대여 감시제도를 법제화하는 일만큼은 반드시 이루도록 하겠습니다.”

유 회장은 인터뷰를 하기 바로 전날에도 전남 구례의 수해현장에서 봉사를 하고 왔다. 왕복 10시간이 넘는 운전을 하며 수해현장을 다녀온 그는 피해지역의 참담함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철원에서도 봤지만 침수피해를 당한 주택은 1m가 넘는 흙탕물에 집안 전체가 잠겼지요. 마을의 온갖 오물과 쓰레기가 뒤섞여 냄새가 나는 것은 물론이고, 가재도구들을 옮길 틈도 없이 폭우가 들이 닥쳤다고 합니다.”

유 회장은 수해 현장에서 봉사를 할 때 보일러 제조사들로부터 부품에 대한 지원을 더 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아쉬움도 피력했다.

“수해가 났을 때 제조사들이 직접 서비스를 하는 것도 좋지만 비영리민간단체이면서 기술자들이 모인 저희 협회와 부품 지원을 통한다면 피해 복구가 더 빨리 이뤄질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정부의 세제 지원도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유 회장은 이런 재난 상황마다 협회의 회원들이 일치단결하여 봉사와 헌신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2만명이 넘는 회원들이 재난이 있을 때마다 협력해 사비를 들여 봉사하는 조직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협회의 가장 큰 존재이유가 그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유정범 회장은 열관리시공협회가 40년이 넘었음에도 대외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 앞으로 더 많은 홍보와 신사업 개발에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과거 80~90년대에는 보일러·난방 시공업이 기술인으로서, 직업인으로서 우대받았지만 요즘 시공현장 종사자들은 점점 더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협회는 열관리시공업의 전문성을 더 알리고, 위상 제고에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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