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이경인 기자] “지난 2014년부터 도심지역의 20년 이상된 매설 도시가스배관을 대상으로 정밀안전진단제도가 시행됐습니다. 이를 위해 가스안전공사에서는 배관진단처를 신설했고, 도시가스시설 시공감리 경험덕분에 창단멤버로 배치됐습니다.”

(주)KPD글로벌 공영상 팀장(52)은 도시가스배관 시공감리 베테랑으로 배관진단처 설립 초기부터 참여하게 된다.

처음하는 업무인 탓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오랜기간 사용한 매설배관의 안전을 직접 찾아내고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도 컸다.

“도시가스배관은 매설이후에 이상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무척 어렵습니다. 또한, 문제가 있는 배관이라고 해도, 굴착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오차없는 검사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이에, 공 팀장은 배관진단의 정확성은 물론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게 된다.

매설된 가스배관은 전기방식을 통해 일정량 이상의 전류를 방출, 배관 표면에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탐지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매설 이후 20년이 경과한 탓에 가스배관은 물론 상하수도관과 통신관 등이 근접해 있고 수차례 도로포장 등으로 전기방식 탐지를 위해 설치한 테스트박스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등 문제배관을 찾는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현장에서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하게 된 공 팀장은 지난 2015년부터 센서분야 전문기업인 화남전자와 협업을 맺고, 본격적인 시제품 개발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가스안전공사가 특허등록 지원에 난색을 보이면서 공 팀장이 개인적으로 특허등록을 추진하는 등 우여곡절도 있었으나, 2016년 테스트박스 건전성 판단방법에 대한 특허등록을 시작으로 매설된 가스배관 멀티측정장치 및 멀티측정방법에 대한 특허등록이 완료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2016년 12월 가스안전공사에서 내부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창의혁신경진대회에서 약 50개 혁신과제 중 최고상인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개발된 장비와 기법은 가스안전공사 배관진단처에서 진단업무에 활용하게 된다.

공영상 팀장이 개발한 진단장비는 현장에서 느낀 불편함과 어려움을 반영해 무거운 발전기를 대신해 배터리를 채용한 덕분에 무게는 1∼2kg 내외에 불과했다. 또한 전원공급장치(배터리)와 전위측정장치, 가스누출탐지장치 등을 가로 25cm, 세로 35cm, 높이 17cm 크기의 공간에 통합하면서 휴대성을 높였다.

덕분에 기존 장비로는 최소 2명이상의 검사인력이 필요했지만 새롭게 개발된 장비는 단 1명이 이동은 물론, 진단작업까지 가능해졌다. 여기에 내외부용 전류단속기를 내장해 희생양극법과 외부전원법, 배류법 등 모든 전기방식 건전성 검사에 활용이 가능하다. 장비가 휴대용으로 전환되면서 장비설치작업이 5단계에서 3단계로 간소화되는 등 진단효율성도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멀티측정장치와 기법에 대한 관심은 여기까지였다.

진단기법에 대해 관심을 보인 도시가스사와 시공업체를 대상으로 기술공유를 위한 세미나와 설명회를 실시했지만, 관련 장비를 채용하는 사례는 단 1건도 없었다.

공 팀장은 “현행 매설배관진단 기준은 20년 이상된 배관 중 10%에 한해 시행하고 있어, 전체 배관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이라며 “도시가스사에서 매설배관 안전관리에 직접 나서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 팀장에 따르면, 표준화된 지하매설배관 전기방식 검사방법이 없는 탓에 도시가스사에서 매설배관 부식방지 시스템의 오류를 파악하는게 쉽지 않은 실정이다. 매설배관의 안전진단 방법의 부재는 사고를 불러 올 수 있는 만큼, 관련분야에서 근무한 기술자로서 외면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이에, 공 팀장은 지난 8월 가스안전공사를 나와, 전자시스템분야 중소기업을 운영 중인 지인과 함께 기술노하우 전수에 나서게 된 것이다.

끝으로 공 팀장은 “현재 개발한 장비와 기법에 추가로 배관의 가스누출을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해 매설·노출배관의 표준이 되는 기술을 준비 중”이라며 “이를 통해 가스는 물론 상하수도, 통신관과 대형 석유화학플랜트 매설배관의 안전관리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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