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소시엄 업체인 태호에너지는 안정적인 가스공급은 물론 안전관리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가스신문=김재형 기자] 지난 2017년 군단위 LPG배관망 공사를 시작한 경상북도 청송군은 이듬해인 2018년 11월부터 가스공급을 본격화했다. 이곳은 LPG배관망 국내 1호로 업계의 관심을 모은 곳이다. 배관망 구축을 완료하고 2년여 시간이 흐른 시기에 가스공급을 맡고 있는 컨소시엄 업체의 역할과 실태 등을 소개해 본다.

청송군 시설현황

지난 2017년 군단위 LPG배관망 1차 연도 사업을 시작한 경상북도 청송군은 2018년 2차 연도 사업을 완료했다. 2개 공구로 나누어 1공구는 금호산업이 ▲월막1리(새마을∼국골) ▲금곡1리를 담당했으며 2공구는 (주)덕일이 ▲월막1리(국골~군청4거리) ▲월막2리를 각각 시공했다.

세대 내 시공범위는 집 마당을 통해 들어오는 배관을 비롯해 가스계량기, 철재배관, 가스보일러 등이다. 세대별 자부담은 총 공사비의 10%를 참여 세대수로 나눈 비용을 적용시켰다.

당시 가스보일러 설치 신청서를 제출한 350세대 가운데 대부분 등유보일러를 사용 중이었고 50가구는 심야전기보일러를 이용했다. 이 같은 실정에서 가스보일러를 설치하면서 LPG의 신규 수요가 창출되며 대규모 수요처인 수영장 등도 LPG를 사용해 청정연료 보급을 통한 대기환경 개선효과도 꾀했다.

 

가스공급자 주요업무

최초 가스공급은 충전소 1곳과 판매소 3곳이 별도의 법인인 (주)태호에너지를 설립해 진행했다. 컨소시엄은 영천 E1 LPG충전소와 판매업소인 현대청정에너지, 현대가스, 새한가스 등이 참여했다. 무엇보다 가스공급자들의 역할분담과 수익구조에 대해 관심이 커진다.

이 컨소시엄의 한 관계자는 “3곳의 판매업소가 가스요금 고지서 발급, 소비자 검침 등을 실시했는데 초기에 손발이 안 맞지 않아 고생했다”면서 “제때 검침을 못하면서 소비자 민원도 빗발쳐 한동안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컨소시엄 업체는 수익은 적고 업무 부담은 늘다 보니 불만을 토로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제는 어느 정도 교통정리를 하면서 업무를 원활히 진행하고 있다.

청송에는 30톤 2기의 LPG저장탱크가 지하에 묻혀 있으며 태호에너지는 18t, 500kg 용량의 탱크로리를 운용하면서 여름에는 1개월에 1회, 겨울에는 1주에 1회 정도 가스를 넣고 있다.

 

그간 생겨난 이슈와 해결책

청송군은 최초 1150세대를 대상으로 가스공급을 시작했다. 하지만 나중에 입소문이 나면서 2년여 간 65세대가 늘어 1215세대가 배관망으로 가스를 공급받고 있다. 추가된 세대는 가스시설 설치비용을 누가 부담할지가 관건이었다. 초기에 신청한 세대보다는 비용 부담이 100만~200만원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태호에너지 김동원 대표가 별도로 운영 중인 건설회사를 통해 공임 없이 공사를 진행,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초창기 LPG소비량이 월 150톤에 이를 것으로 배관망사업이 시작했고 공급단가가 책정됐다. 하지만 실제로 월 소비량이 60~80톤에 그치면서 가스공급자들의 수익구조에 문제가 생겼다. 태호에너지에는 총 6명 근무하고 있는데 초기에 지었던 사무실이 협소해 어려움이 컸다. 야간에 상주 인력이 근무를 하는데 마땅한 휴게실도 없는 등 근무환경이 열악했다. 다행히 군에서 사무실을 넓혀주면서 숙직실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컨소시엄 업체인 태호에너지는 한 달 유지비가 1500만원 가량 들어갔지만 수익은 700만원에 그쳤다. 이대로는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상황에 다다른 것이다. 다행히 올해 1월부터 지자체가 한국LPG배관망사업단을 통해 안전관리비용을 책정하면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요금 고지서가 제때 배송되지 않으면서 초창기에는 분실률이 30%에 달했다. 이를 재발행하고 민원 전화에 시달리느라 제대로 된 업무를 하지 못했다. 다행히 어느덧 전문가가 되면서 2명이 3~4일 걸리던 일을 하루 만에 끝내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LPG배관망 구축을 완료했는데 인근에 마을단위 배관망사업도 진행 중이다. 앞에서 언급한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해 청정한 LPG를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가스냉․난방 수요 확대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올해 초 고효율에너지 기자재 인증 대상에 LPG-GHP(가스엔진히트펌프)가 포함됐다. LPG-GHP는 고효율 에너지인증대상 기자재에서 제외돼 있었지만 법 개정으로 보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일정 규모 이상 민간시설들도 가스냉방으로 LPG-GHP 설치 시 정부의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군·마을단위 LPG배관망이 설치된 지역을 대상으로 신규 수요를 확보해야 한다.

▲ 청송군 LPG배관망에 가스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태호에너지 사무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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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군단위 배관망에 LPG공급 중인 ㈜태호에너지 김동원 대표

수익보다 주민복지 증진에 자긍심

가스판매량 당초 기대보다 저조
가스공급권 연장 필요

‘시공·공급·안전’ 전담하는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키울 터

 

“군단위 LPG배관망 사업이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기존 프로판용기 또는 석유제품을 사용하던 주민들이 LPG배관망으로 교체하면서 취사 및 난방비가 절감, 대부분 만족하고 있습니다. 지자체와 협조해 주민복지에 한발 다가선다는 보람이 큽니다.”

청송군 LPG배관망 가스공급업체 (주)태호에너지 김동원 대표(36)는 LPG배관망은 정부 사업인 만큼 철저한 안전관리는 물론 민원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가스사업을 하면서 무엇보다 원칙을 중요시한다. 원칙을 준수하는 길만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배관망이 완공된 후 추가적으로 설치 요청이 있어 50세대 가량 늘었습니다. 앞으로도 50세대는 추가할 수 있도록 시장을 개척하겠습니다. 신규 주택과 건물이 들어서면서 가스보일러에 대한 문의가 있습니다. 그동안 이윤 없이 견적을 내고 가스를 공급해 왔던 것이 호응을 얻는 셈이죠. 향후 군청사, 실내체육관, 배드민턴 구장 등에 LPG-GHP 등을 보급하고 싶습니다. LPG는 에너지원 분산에 일조하고 친환경 연료인 만큼 정부가 LPG-GHP 보급에 힘을 실어줘야 합니다.”

김 대표는 수익보다 주민 편의를 위해 노력하는 실정에서 보다 안정적인 가스공급권이 보장됐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군단위 가스공급자로 5년을 계약했는데 손익분기점을 넘겨 일정 부분 수익을 내려면 총 10년은 계약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기존 가스공급자들의 헌신을 감안해 향후 재계약 시 이점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LPG가격은 매달 변동하기 때문에 이를 반영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가격이 오르는 시기에는 소비자들이 민원을 제기합니다. LPG가격은 인터넷에서 확인할 수 있기에 대다수는 이해하지만 일부는 여전히 불만이 있습니다. 또한 LPG배관망 설치 후 가스요금이 저렴해졌다는 마음에 주민들이 동절기에 과도하게 난방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민원을 줄이기 위해 주민을 대상으로 안전교육과 올바른 사용방법 등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일러 온도를 유지하면서 사용하는게 효율에 좋다는 점을 적극 설명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회사의 운영을 위해 대표로서 받는 급여는 포기했다. 고용을 창출하고 지자체 사업에 참여한다는 긍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배관망사업에 대한 안전관리비용을 책정하면서 큰 고비는 넘겼지만 앞으로도 상생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직장 생활을 10년여 간 하다가 귀농하려고 고향으로 왔습니다. 그러던 중 2014년 친구가 운영하던 LPG판매업소를 운영하면서 가스업에 입문하게 됐죠. 이듬해에 가스신문에서 벌크산업에 대한 기사와 벌크협동조합의 회원모집 광고를 보는 순간, 곧바로 벌크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는 최근 들어 벌크시장이 너무 과열되고 있다며 위기감을 토로했다. 최소한 소비자와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LPG소비처는 서로 지켜주는 상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쟁업체가 기존 공급단가를 알고 이보다 낮춰서 소비자에게 제시할 경우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져 버리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소비처를 확보하고자 주방기구를 제공하다 못해 이제는 배달 오토바이까지 지원하는 실태입니다.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들이 시장을 교란하려는 사업자로 인해 궁지로 몰려서는 안 됩니다.”

그간 너무 바빠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김 대표는 아내와 두 딸인 지호·지안 양에게 앞으로는 집에 일찍 들어가겠다고 웃었다. 1000곳이 넘는 가스소비처를 관리하다 보니 짐이 무거워 한시도 마음이 편할 날 없었다고 토로하는 김동원 대표.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그는 청정에너지 수요가 계속 늘고 있는 만큼 LPG산업도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공, 공급, 안전관리 등을 아우르는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성장, 정부 사업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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