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방식의 세미나가 많았다. 사진은 제3회 독성가스안전기술향상연구회에서 유해화학물질취급시설의 안전관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안전가스안전공사 전수호 과장.

 

[가스신문=한상열 기자] 온 인류의 불청객인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도 날아들어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고압가스업계에는 최악의 탄산 수급 대란으로 인해 1년 내내 탄산 매입을 위한 피 말리는 전쟁(?)이 이어졌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 중에서 탄산업계를 결코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수준이었다. 코로나19는 전 세계 경제를 얼어붙게 했고 우리나라 석유화학제품의 수출이 뚝 끊기면서 이를 생산하던 플랜트의 가동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로 석유화학공정에서 얻어지는 탄산의 발생량이 급감했고, 코로나19로 인해 신선식품의 택배는 오히려 늘어나 고체탄산인 드라이아이스의 수요가 대폭 증가하면서 액체탄산의 수급 대란에 불을 질렀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백신을 수송하기 위해 드라아이이스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당분간 탄산 부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탄산메이커는 물론 고압가스충전 및 판매소들도 전국 곳곳으로 탄산을 찾아 나섰지만 결국 탄산이 없어 공급을 포기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또 국회에서 의결된 고법 일부개정법률이 지난 2월 공포됐는데 고압가스제조허가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면서 차량에 고정된 탱크에 고압가스를 충전하는 사업을 제조허가 대상으로 포함해 고압가스업계가 비현실적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고압가스연합회가 산업부에 관련 법령의 개정을 요청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고압가스연합회는 산업부, 가스안전공사 등과 고압가스안전협의회를 구성하고 지난달 실무회의를 개최해 고압가스관련법령 중 불합리한 조항의 개선에 나섰다.

앞으로 고압가스를 수입할 목적으로 들여오는 고압용기의 반송기한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졌다. 관세청이 지난 7월 수입신고분부터 해당 고압용기에 대한 세관장 확인대상 물품에서 제외하기로 한 결정에 따른 것이다.

의료가스 GMP 재심사 이어져

의료용가스업계에서는 올해 GMP 재심사가 집중적으로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지난달 제주지역의 새한가스공업과 제주종합가스에 과징금이 부과되기도 했다. 의료용가스업계는 또 정부가 중앙집중식 의료용산소발생기를 의약품·의료기기 복합·조합품목으로 허가하려는 것에 적극 대응했으며, 복지부가 추진했던 의료용가스 상한금액 인하에 대해 집행정지 관련한 소송에서 잇따라 승소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충남대병원, 보훈복지의료공단 등 일부 국공립병원들의 의료용가스입찰에서 나타난 잡음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또 올해는 가스안전공사가 고압용기 재검사를 수행하는 가스전문검사기관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제 도입에 앞서 등급제를 시행해 행정처분을 내림으로써 재검업계가 어수선했다.

사명변경이나 회사가 매각 또는 분할되는 곳도 많았다. 국내 최대의 탄산메이커인 태경화학(주)이 3월 정기총회에서 사명을 태경케미컬(주)로 변경했으며, 8월에는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인 ACPC가 초대형 고압용기 전문공급업체인 엔케이에테르를 인수했다.

또 국내 최대의 수소메이커인 ㈜덕양이 지난 11월 ㈜덕양(대표 이현태)과 ㈜덕양가스(대표 이치윤), 그리고 ㈜덕양에너젠(대표 김기철)으로 각각 분할해 고압가스업계에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성산업가스의 실린더가스사업을 철수한 것도 관심이 많았다. 대성산업가스는 시화영업소를 한국탄산화학에, 구리영업소를 단일시스켐에, 인천영업소를 이화산업가스에, 대구영업소를 신진가스텍에 각각 매각하고 부산충전사업장은 부지 임대형식으로 영업과 장비 등을 매각하는 조건으로 협신산업가스와 계약했다.

고압가스사고도 잇따라 발생

고압가스 관련 사고도 적지 않았다. 지난 2월 울산 남구의 특수가스제조업체인 버슘머트리얼즈피엠코리아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는데 소방서 측은 삼불화질소(NF3)를 빈 저장탱크를 옮기는 과정에서 일어났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울산 현대중공업에서는 용접작업 중 산소결핍으로 인해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밀폐된 공간에서 아르곤 용접 후 하청업체 노동자가 점검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달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산소밸브 조작 중 폭발해 3명이 사망했다. 소방청은 사고의 원인을 밸브균열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특수가스업계에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 회의가 이어졌다. 지난 9월 가스안전공사와 산업특수가스협회가 공동주최하는 독성가스안전연구회에 이어 산업특수가스협회 기술위원회가 온택트방식으로 열렸고, 11월 특수독성가스 안전세미나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스안전공사의 해외용기공장 심사원들이 출장검사를 나가지 못하자 수입 길이 끊긴 고압용기업계도 품귀현상으로 가격까지 급등했다. 고압용기의 대표적인 품목인 내용적 40ℓ 및 47ℓ 규모의 제품이 특히 부족했다.

하지만 가스안전공사가 소형 고압용기, 초저온용기 등 일부 품목에 대해 비대면방식으로 검사해줌으로써 형평성 결여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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