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양인범 기자] 산업용보일러·버너는 연소실 내의 미세한 개량에 따라 화염을 분산시키고, 온도를 낮춰 NOx 발생을 줄이면서, 연소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청정기술연구소의 김세원 박사는 이러한 연소기기분야 연구에만 20년 넘게 매진해온 전문가다. 그는 ㈜수국, ㈜부스타, 대림로얄이앤피(주) 등의 국내 산업용보일러·버너 기업들과 함께 기술 과제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본지는 창간 32주년을 맞아 가스연소기기 전문가로 알려진 김세원 박사를 통해 국내 연소기기 연구개발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생산기술연구원은 뿌리산업, 청정생산시스템, 융복합생산 기술 등 3가지 분야를 주력으로 하는데, 가스업계와 청정생산시스템의 밀접분야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 먼저 연구원을 소개하면 지난 1989년 설립되어,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기술 개발에 도움을 주고 있다. 청정에너지시스템부에서는 오래 전부터 국내 산업용보일러·버너의 질소산화물(NOx)배출량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열에너지 기기들, 즉 보일러, 공업로, 가스 냉난방 기기등의 저공해 연소기술분야가 가스업계와 청정생산시스템의 가장 밀접 분야로 생각된다.

▲저녹스 연소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는.

- 연구에만 그치지 않고 제품화까지 성공하는 실용적인 저녹스 버너 기술 개발이다. 실용화되지 못하는 저녹스 연소 기술들이 많은데 그 이유는 현실적 운전조건이나 설치조건 등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현장조건에 대응하는 실용적 기술이 저녹스 버너 개발에서 제일 중요하다. 예를 들어, 매우 높은 송풍기 풍압이 요구되는, 높은 ‘버너 차압’의 저녹스버너 기술은 아무리 NOx 배출량이 낮아도 대응하는 송풍기의 용량이 비현실적으로 커져야 하므로 고가이고 매우 많은 동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실제 제품화가 불가능한 기술이다.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데, 연소기기는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예상하는가.

- 냉난방 기기 등 일부 연소기기는 전기에너지를 사용하는 기기로 대체될 것으로 보이나 산업용보일러, 공업로 등 대용량의 연소기기는 효율 향상 기술 개발을 통해 이산화탄소(CO2) 발생량을 줄이는 쪽으로의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 질 것으로 판단된다.

▲가스연소기기 가운데 미세먼지 저감분야와 가장 깊게 연관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또 이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국내의 연구는 무엇인가.

- 가스 연소 시 발생하는 배기가스 중 유해가스인 질소산화물(NOx)은 미세먼지의 전구물질(前驅物質 : 화합물의 모체가 되는 물질)로써 이러한 녹스의 배출 저감에 기여하는 ‘저녹스버너’가 미세먼지 저감과 가장 연관성이 큰 가스연소기기다. ‘저녹스버너’와 관련된 연구는 생산기술연구원이 최근 보일러용 초저녹스 버너 기술 개발에 성공해 극단적으로 낮은 5ppm 이하의 녹스 배출농도 성능을 가진 기술을 개발했다. 이러한 저녹스 버너 기술, 즉 ‘0에 가까운 배출(Near Zero Emission)’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로써 저희 연구진이 개발에 성공한 상태다.

▲청정에너지시스템 연구에서 가스기기는 어떤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지. 국내 가스연소기기의 기술 수준은 세계에서 어느 정도 수준이며, 장단점은 무엇.

- 에너지시스템은 기본적으로 가스연료를 연소하여 열에너지를 발생하는 장치로써 청정에너지시스템 연구에서 ‘저공해 고효율 가스기기의 개발’은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판단된다. 가스연소기기 중 산업용보일러를 예로 들면 우리나라는 저공해(저녹스)와 고효율(저공기비, 저CO)을 동시에 추구하는 버너 기술개발을 하고 있어 일부 보일러용 버너기술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과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는 높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연소제어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또 이 분야에서 오랫동안 연구한게 무엇인가.

- 연소제어 기술은 화염 내 공연비나 래디컬(radical) 등 화염의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측정해서 NOx가 다량 발생하기 전에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기술 개발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저희 연구팀은 버너의 화염에서 발생하는 래디컬의 크기를 광학적으로 실시간 측정해 공연비를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산업용버너 제조사인 수국과 오랫동안 연구 및 협업을 해왔는데, 국내 산업용보일러·버너 제조사들이 앞으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 산업용 버너와 같은 가스기기의 효율 향상,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기술 개발을 높은 기술력과 장비를 보유한 저희와 같은 출연연구소와 협업을 통해 기술을 개발하여 빠르게 변하는 세계 추세에 대응하는 일이 필요하다.

▲국내 산업용보일러·버너사들의 대내외적 상황이 쉽지 않은데, 신기술 개발과 상품 개발 등에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또 이를 위해 생산기술연구원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 산업용 보일러·버너 시장은 국내외적으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저희 연소 연구실은 20년 이상 축적된 연소기술 및 최신 계측장비를 보유하고 있고 1톤, 2톤, 5톤 중소형 보일러 설비 및 출연연 중에는 유일하게 20톤급 대형 보일러 실험 설비를 보유 하고 있어 소형부터 대형까지 모든 용량의 저녹스 버너 개발에 필요한 기술 지원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국내 업체들과의 신기술 연구에 있어 적합한 대응을 할 수 있기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바란다.

▲국내 가스업계가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어떤 대응과 준비를 가져야 한다고 예상하는지. 특히 연소기기업계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 일부 소형 연소기기는 가스연료가 아닌 전기 에너지를 사용하는 기기로 대체될 것으로 보이나 산업용 보일러, 공업로 등 연소기기는 효율 향상 기술 개발을 통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는 쪽으로의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수소 등 비 탄소계 연료를 이용하는 버너기술 개발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너지효율과 환경 관점에서 연소기기의 중요성은 무엇인가.

- 연소기기가 환경적 관점, 즉 녹스 등 유해가스를 저감하는 쪽으로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나, 효율을 무시한 저녹스 기술은 시장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효율 향상과 유해가스 저감을 동시에 달성하는 저공해 친환경 연소기기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

▲국내 산업용보일러와 산업용버너 제조사들은 시장이 줄어듦에 따라 점점 연구·개발도 힘들게 되고 악순환이 커지고 있다. 국내의 보일러·버너 제조사들의 기술 개발을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 산업용보일러와 산업용버너시장의 성장률이 감소되는 추세다. 더불어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으며 산업용보일러 및 버너시장도 고효율 친환경의 성능이 우수한 제품이 시장을 주도하는 추세다. 따라서 국내 보일러·버너 제조사들이 관련 전문 기술을 보유한 대학이나 정부출연연구소 등과 협업으로 시급히 기술 개발을 수행할 수 있도록 예산, 시설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

▲탄소중립이 화두가 되는 가운데, 버너기술의 미래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 탄소 중립을 위한 버너(연소)기술로는 신재생 연료(바이오 가스, 바이오 메탄, 수소 등)를 천연가스와 혼소하거나 전소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 왼쪽 사진은 부스타와 연구 중인 관군보일러(무연소실) 오른쪽 사진은 수국과 공동 연구하는 시간당20톤 수관식보일러의 저녹스버너 5피피엠 목표

김세원 박사는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1995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재직 중이다. 김세원 박사의 주 연구분야는 저녹스 버너, NZE(Near Zero Emission)연소, 무오염 에너지 시스템 개발 등이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