家業 잇는 가스인들

가스산업을 일군 1세대 가스인들에 이어 2세들이 합류하여 경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더욱이 LPG산업은 각종 인력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능력 있는 젊은 인재들이 속속 참여함으로써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가업을 잇는 사업자들을 찾아가서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중원그룹 김종순 회장과 중원산업 김범태 부사장
중원그룹 김종순 회장과 중원산업 김범태 부사장

[가스신문 = 김재형 기자]  충주시에서 LPG충전소와 특정설비재검사, LPG용기재검사 업무를 비롯해 사세를 의료분야까지 확대한 중원그룹 김종순 회장(71)과 중원산업 김범태 부사장(41)을 한자리에서 만났다.

김종순 회장은 “중원 LPG충전소, 민속촌 LPG충전소, 연수 LPG·수소충전소와 특정설비, 용기재검사를 담당하는 중원엔지니어링 등을 경영하고 있습니다. 특정설비와 재검사 분야는 둘째 아들인 김범태 부사장에게 맡겨 놓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LPG사업과 함께 의료원 원장으로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두 사람은 충주가 수소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하고 있는 만큼 수소충전소를 적극 유치했다. 김범태 부사장은 “아버지 세대에는 LPG의 중흥기를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에너지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다양한 연료가 있지만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고 기존 LPG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아이템으로 수소충전소를 운영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배터리 자동차는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충전의 한계, 안전문제 등으로 일정 포지션을 유지하고 중대형 자동차는 수소전기 자동차로 운행될 것으로 두 사람은 예측했다. 하루에 40~50대 수소차량을 충전하고 있는데 200대는 충전해야 사업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종순 회장은 “젊은 시절 천안에서 고압가스 제조를 시작으로 어느덧 43년째 종사하고 있습니다. 김범태 부사장과 회사를 함께 경영하면서 살아 있는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서 각별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가장 바닥부터 일을 시켰으며 이제는 어느덧 성장한 게 눈에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범태 부사장은 “21살 때부터 부탄충전소에서 자동차에 충전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저의 진로를 생각할 겨를 없이 아버지의 설계대로 너무 자연스럽게 가스업에 근무하게 됐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께서 열심히 노력하시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에너지업계에 종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전했다.

김범태 부사장은 에너지시스템 공학을 전공하고 20대 초반부터 일을 시작해 벌써 경력 20년 차가 됐다. 김 부사장은 택시연료가 전기로 전환되는 바람에 LPG충전소 경영에 타격을 입고 있어 1톤 LPG트럭과 셀프충전소, 수소차 보급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두 사람은 세대 차이가 있다 보니 각자의 주장을 내세울 때도 있었다. 초창기에는 불협화음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시대와 구시대의 조화가 적절히 잘 되고 있다며 웃는다.

김종순 회장은 “LPG산업이 변화되는 시점에 2세대들이 안전한 가스문화를 이끌어 줄 수 있어서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1세대는 고집이 조금 강했다면 2세대는 현명한 판단을 하면서 윈윈 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범태 부사장은 “예전에는 아버지에게 힘들다는 얘기를 하면 전혀 이해해 주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는 부친의 깊은 뜻이 이해되기 시작했죠. 이제는 오히려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자양분이 된 것 같아 감사함을 느낍니다”라고 답했다.

두 사람에게 각자가 느끼는 보람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다. 김종순 회장은 “저는 가스사업은 43년 지속하고 있으며 요양병원, 요양원, 장례문화원 등도 벌써 13년이 됐습니다. 지난 시간이 구름처럼 정말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가스인들과 더불어서 지금까지 온 게 감사하며 앞으로 후대들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김범태 부사장은 “1세대 어르신들은 치열하게 경쟁을 하다 보니 지금도 서로 적대감 같은 게 느껴집니다. 2세대에서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서로 소통하며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룩하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끝으로 김종순 회장은 “산을 오를 때 안 보이던 꽃들이 내려올 때 슬슬 보입니다. 지난 세대의 노련미와 지혜를, 새로운 세대의 패기와 열정을 잘 접목시키면 LPG산업의 세대교체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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