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포항 1공장의 공기액화분리탑 및 저장탱크
에코프로 포항 1공장의 공기액화분리탑 및 저장탱크

[가스신문 = 한상열 기자]  용접, 제철, 유리, 알루미늄 정련, 폐수처리 등에 사용하던 산소가 최근 이차전지 양극재 제조공정에도 대량으로 사용한다니 고압가스업계의 또 다른 수요처로 관심이 크다.

화석연료를 이용해 달리는 자동차의 배출가스에는 대기오염물질이 다량 포함돼 있어 친환경자동차인 전기차가 주목받으며 전기차의 동력원인 이차전지의 양극재가 뜨고 있다.

양극재 제조사들은 그동안 저장탱크를 통해 산소를 공급받기도 했으나 최근 산소의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어나자 아예 ASU(공기분리장치)플랜트를 건설, 제조해 자체 조달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이차전지 양극재 제조업체를 거느린 ㈜에코프로(대표 송호준)의 계열사로 산소를 전문적으로 제조, 공급하는 ㈜에코프로AP(대표 허태경)는 경북 포항에 ASU플랜트를 건설, 이곳에서 제조한 산소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에코프로BM, 에코프로EM 등에 공급하고 있다.

본지는 창간 34주년을 맞아 산소전문제조업체인 에코프로AP를 찾아 ASU플랜트 건설 배경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살펴본다.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핫한 곳은 누가 뭐래도 이차전지 양극재 제조업체인 에코프로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용 이차전지시장이 급성장하고, 양극재가 이차전지 원가의 40%를 차지한다니 더욱 그러하다.

에코프로는 충북 청주의 양극재 공장에 이어 포항시가 영일만산업단지에 조성한 대규모 양극재 클러스터 내 53만㎡(약 16만평) 규모의 부지에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BM과 함께 에코프로CNG(폐배터리 재활용), 에코프로머티리얼즈(전구체), 에코프로이노베이션(수산화리튬) 등의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다.

국내 엔지니어링기술로 ASU 건설

에코프로AP도 이곳에 함께 자리 잡았으며 ASU플랜트를 통해 제조한 산소를 에코프로BM 등에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산소를 생산하는 ASU플랜트를 2019년 11월 제1공장 착공에 들어가 2년의 건설 기간을 거쳐 준공했다. 포항 1공장의 경우 가동 후 트러블이 생기기도 했으나 현재는 매우 안정적으로 가동, 산소를 제조하고 있다.

이곳에 들어선 ASU플랜트는 산소를 주로 생산하며, 소량 생산되는 아르곤은 자체적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일부는 산업용가스시장에 유통하기도 했다.

에코프로BM이 이차전지 양극재에 지속적으로 투자함에 따라 에코프로AP도 ASU플랜트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1공장에 이어 착공한 2공장도 벌써 막바지 공사가 진행돼 이달 중순이면 시운전에 돌입한다.

2공장의 ASU플랜트도 중국 포춘(FORTUNE)의 설비를 들여왔으며, 플랜트 건설공사는 국내 엔지니어링 전문회사인 ㈜성도이엔지가 맡아 진행하고 있다.

에코프로AP로부터 산소 및 질소를 공급하기 위한 ASU플랜트를 EPC(설계·구매·시공)로 수주를 받은 성도이엔지는 순수 국내 기술을 이용해 헝가리에도 동일한 ASU플랜트의 기본설계를 수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포항 2공장 및 헝가리 ASU플랜트까지 EPC 턴키방식으로 수주한 성도이엔지는 국내에서 기본설계부터 최종 상업운전까지 성공한 첫 번째 사례이며, 앞으로 외국계 기업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여 우위를 선점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가동하고 있는 1공장(오른쪽)과 건설 중인 2공장(왼쪽).
현재 가동하고 있는 1공장(오른쪽)과 건설 중인 2공장(왼쪽).

헝가리도 진출, 포항 3공장 추진

에코프로AP의 허태경 대표는 “우리 회사에 ASU를 운용해본 경험자가 거의 없으나 안정적으로 운전하고 있다”면서 “이는 성도이엔지의 추광호 부사장 등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교육을 해준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허 대표는 또 “직원들 또한 아직 경험이 많지 않지만 플랜트를 운전하거나 안전관리를 하는 데 있어 열정을 다해 습득하고 있다”면서 “우리 회사가 처음 가는 길도 순항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직원들이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에코프로BM의 신증설과 함께 에코프로AP는 포항 3공장 건설계획도 밝혔다. 성도이엔지와 손잡고 국내에 ASU플랜트 건설과 관련한 초저온기술을 안착시키면서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있다.

ASU는 물론 PSA, 수전해시스템 등 각종 고압가스제조플랜트를 비롯해 가스압축기, 진공펌프 등도 공급하는 포춘 또한 에코프로AP에 납품한 설비 등의 사후관리에 즉각 대응, 해결하고 있다.

양극재 제조 시 사용하는 산소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에코프로AP와 성도이엔지 등이 국내 초저온기술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