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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고압가스업계 바른길로 가고 있나
물량확보 욕심에 저장탱크도 무상 제공
깎아주는 영업 등 만연
잡은 고기엔 폭리 취해
한상열 기자  |  syhan@ga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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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9호] 승인 2019.05.14  23: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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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가 창간된 1989년 고압가스판매사업자들의 단체인 전국일반고압가스협회가 설립된 것을 매우 의미 있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 협회는 10년 이상 전혀 활동하지 않아 그 이름마저 생소해진 실정이다. 국내 고압가스판매단계의 시장규모가 매우 미미한 수준으로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그동안 산업특수가스제조분야, 고압가스충전 및 의료용가스분야 등의 단체들이 속속 등장, 활발한 활동하고 있다. 이와 함께 1993년 본지가 집계한 국내 고압가스메이커 4개사의 매출액 총액이 1200억원인데 반해 지난해 고압가스메이커들이 올린 매출액은 무려 2조원을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불과 15년 새 20배 이상 신장하는 대기록을 남겼다. 산소, 질소, 아르곤 등 기존 에어가스 외에 수소, 탄산 그리고 반도체용 특수가스까지 포함한 산업특수가스시장은 무려 30배 이상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국내 고압가스시장은 하부단계로 내려갈수록 허약한 체질을 보이는 등 가분수의 모양을 나타내고 있다. 본지는 이처럼 기형적으로 성장해온 고압가스시장을 전문가들의 견해와 함께 진단하고 그 해결책에 대해 총 4회에 걸쳐 기획연재로 보도한다. <편집자 주>

<연재순서>

1. 양극화로 치닫는 고압가스유통단계

2. 현실과 동떨어진 고법 개선할 것은

3. 지나친 저자세 영업으론 발전 없다

4. 과거의 앙금 털어내고 미래로 가자

 

[가스신문=한상열 기자] “왜 우리 고압가스사업자들은 20년 전이나,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형태의 경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요. 고작 한다는 게 가격이나 깎아주는 영업에 그쳐 그야말로 뺏고 빼앗기는 싸움판만 벌이고 있으니 말입니다. 지난 십 수년간 다행히 고압가스 시장규모가 꾸준하게 늘어나 버틸 수 있었지만 요즘 들어 일반고압가스 수요가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경영실적이 매우 부진, 위기감까지 느껴집니다. 이미 몇몇 고압가스충전소들은 과당경쟁과 함께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 매각하거나 아예 저장탱크를 철거하는 등 잇따라 도산하고 있습니다.”

최근 고압가스판매량이 크게 줄어 경영악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영남지역 고압가스충전사업자의 하소연 섞인 말이다. 실제로 국내 고압가스 충전 및 판매소의 수는 계속해서 증가해 양적 팽창은 보였으나 질적 성장을 전혀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 가스사업자들 자체 평가다.

이 같은 분석이 나올 법도 한 것은 고압가스 충전 및 판매소들의 영업이 저가로 견적을 내는 등 대부분 소모적인 경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압가스 수요처를 대상으로 영업을 할 때 즉, 고기를 잡기 위해 미끼를 줄 때는 덤핑수준의 가격을 제시하는 등 일단 물량부터 확보하고 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겠다는 근시안적 접근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일부 고압가스공급업체들 사이에서 잡은 고기라고 생각하는 시점이 되면 가격을 폭리수준으로 올린다는 것이다. 가격이 먹기 좋게 오른 가스사용업체는 타 가스공급업체가 눈독을 들이며 쉽게 빼앗아 가는 등 또 다른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 덤핑으로 입은 손실을 폭리로 보상받겠다는 의도로 보이며, 이 같은 모순된 가격구조가 경쟁의 악순환을 낳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국내 고압가스 충전·판매업계에는 바람 잘 날 없이 연일 피곤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가격이 하락하고, 또 어렵사리 가격을 올리면 쉽게 뺐고 빼앗긴다. 고압가스업계에서는 이 모든 것이 사업자들의 작은 욕심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일부 고압가스공급업체는 인건비, 운송비, 안전관리비 등을 비롯한 제조원가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우선 물량부터 늘리려는 소탐대실 때문에 가스사용업체들이 4000만~5000만원씩이나 하는 고압가스저장탱크를 무상으로 제공해달라고 하면 공짜로 설치해주기도 한다.

가스공급자 간 과당경쟁 속에서 지나치게 저자세 영업을 하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고압가스업계 일각에서는 냉온수기, 비데 등 몇 십 만원에 못 미치는 제품들도 렌탈제를 도입, 임대료를 받고 있는데 수 천 만원의 가치가 있는 저장탱크를 무상제공하고 있어 하루 속히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의 한 고압가스충전사업자는 “외국자본의 산업용가스메이커들의 경영실적을 보면 뚜렷하게 다른 점이 눈에 띄는데 다름 아닌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라며 “다국적기업들의 대부분 영업이익률이 20%를 훌쩍 넘어서는 데 반해 충전업체들은 경우 대부분 5%에도 못 미치며, 일부는 적자경영을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원료비, 인건비, 운송비, 안전관리비 등과 함께 감가상각비, 적정이익까지 고려해 가스가격을 결정하는 고압가스메이커들과 달리 고압가스충전업체들은 적정이익을 무시하고 가격을 결정하기 일쑤여서 경영난을 봉착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와 반대로 가격이 너무 높이 올려 타 가스공급업체에 빼앗긴 경우도 매우 비정상적인 거래형태로 눈총받고 있다. 일부 가스공급업체들은 가격이 너무 높거나 수요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가스사용업체를 타 가스공급업체에게 빼앗겼음에도 불구하고 변변찮은 변명과 함께 불만만 털어놓고 있다. 폭리수준의 가격으로 판매하거나, 수요처 관리에 소홀히 하면 언제든지 빼앗길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이에 따라 고압가스 충전 및 판매사업자들은 가스제품에 각종 비용은 물론이고 안전관리비까지 산입한 것을 판매가격으로 결정하는 등 재무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덤핑도, 폭리도 아닌 적정가격에 가스를 공급해야 경쟁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고압가스공급업체들은 덤핑과 폭리를 넘나들면서 소모적인 경쟁만 할 것이 아니라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고압가스사용업체들이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지도하는 등 기술영업으로 경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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